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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 고(故) 김충현 씨를 삼킨 기계였다. 사고 당일 김충현 씨는 선반에서 홀로 일하던 중 회전체가 있는 구멍에 왼손부터 빨려 들어가 숨졌다. 발견 당시에는 양팔과 머리가 심하게 망가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인은 '다발성 골절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됐다.
"무릎 쪽에 정지장치가 있어야겠네."
함께 현장을 살피던 김충현협의체 위원 중 한 명이 말했다. 선반의 예적금담보대출 비상정지장치가 왼손이 닿는 곳에 있고, 발 아래 '풋브레이크'도 몸이 빨려 들어가는 상황에서는 누르기 어렵다는 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김영훈 한전KPS비정규직지회장은 다른 사고원인을 짚었다. "몸이 말려들어가는 상황이더라도 옆에 누가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문제 아닙니까." 발전소 현장에서 위험작업 2인 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행복가득희망적금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사고 전 어쩌면 간단해 보이는 이 일을 한 회사는 없었다. 한국서부발전의 정비 자회사 한전KPS의 하청업체 한국파워오엔앰 노동자 김충현. 조각난 고용구조 속에서 안전에 대한 책임도 부서졌기 때문이었다.



▲ 18일 고 새희망홀씨대출 이자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 위원들이 고 김충현 씨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김충현협의체)가 18일 충남 태안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서울특별시대학 열어 '위험의 외주화' 해결을 위한 한전KPS의 노력을 촉구하고 고 김충현 씨와 고 김용균 씨가 숨진 사고현장을 각각 방문했다.

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선수 위원장은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위험한 작업을 하층에 두거나 외주를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책임은 지지 않고 이익만 보겠다는 것"이라고 한 여성소자본창업 일을 언급하며 '위험의 외주화' 해결이 정부 국정철학과 닿아있다고 짚었다.
이어 "태안화력 하청노동자 24명은 한전KPS를 상대로 불법파견 소송을 제기하여 1심에서 전부승소판결을 받았다"며 "항소를 취하하고 판결을 이행하는 것은 공기업인 한전KPS가 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의지를 이행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는 정철희 한전KPS비정규직지회 태안분회장이 기자들과 만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한전KPS 태안화력본부 종합진단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위험의 외주화'가 김충현 씨 사망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다. 공단은 태안화력발전본부(도급사), 한전KPS(원청), 한국파워O&M(하청)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하청구조가 "원청의 안전관리 부족"으로 이어졌다며 "경상정비업무 재하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한국파워오엔엠 등 한전KPS 하청업체에는 "독립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역량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서부발전, 한전KPS 등의 노력 없이 하청 노동자 안전 문제 해결은 어렵다는 취지다.
김충현협의체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도 '위험의 외주화'를 반복되는 하청 노동자 산재사망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지만, 한전KPS는 여전히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미온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 관계자는 전원회의에 참석한 한전KPS 관계자가 "직접고용 권고안을 내도 불법파견 소송을 대법원까지 이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김용균 씨 현장 방문에서 사측 관계자는 협의체 위원들에게 석탄 운송 컨베이어 점검구에 자물쇠 문을 달고, 어떤 경우에도 컨베이어 작동 중에는 점검 작업을 할 수 없게 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용균 씨의 동료들은 여전히 한국서부발전의 민간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 소속이다. 위험의 외주화의 근본적 해결은 여기서도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 18일 고 김충현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발전산업 고용안전 협의체 위원들이 고 김용균 씨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