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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12일 오후 해군 마라도함에서 열린 제75 퇴계원 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 해상연화·팔미도 항해체험 함 타보자에서 해상선화를 진행하고 있다. <유지웅 기자>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12일 오후 2시, 인천 연수구 송도신항 크루즈터미널 선착장에 해군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1만4천500t)'이 위용을 드러냈다. 굉음과 함께 울린 기적(汽笛) 소리는 먼 신용불량자정부대출 바다까지 메아리쳤고, 선착장에 모인 시민들의 마음을 긴장과 경외로 채웠다.
인천상륙작전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전사자 추모 해상헌화와 팔미도 항해 체험에는 참전용사와 유가족, 시민 500여 명이 함께했다. 발레리 잭슨 주한미군 해병대 사령관과 유정복 인천시장, 호주 출신 참전용사 레그 샤프 옹(95)도 함께 승선하며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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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함은 항해를 시작하자마자 장대한 바다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승조원의 안내를 받으며 갑판 위를 걷자, 75년 전 전투 현장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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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이 마라도함을 주위로 해상사열을 받고 있다. <인천시 제공>


마라도함이 향한 곳은 인천상륙작전의 분수령 팔미도. 1950년 9월 15일 새벽, 어둠 속 팔미도 등대에서 쏟아진 불빛은 유엔군 상륙 신호였고, 전세를 뒤집어 대한민국 자유를 지켜낸 희망의 불빛이었다.
팔미도 해역에 다다르자 유도탄고속함과 고속정 등 4척의 해군 함정이 해상 사열을 펼쳐 참전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배 위에서는 참전용사들의 굳은 표정과 선내로 전해지는 파도 소리가 뒤섞이며 75년 전 전장의 긴장감을 실감하게 했다.

묵념으로 시작된 헌화식. 유정복 시장과 참전국 관계자, 시민들이 차례로 국화를 바다에 띄울 때, 바람에 흩날리는 흰 꽃송이가 물결 위로 사뿐히 내려앉았다. 95세 레그 샤프 옹은 "내 손으로 지켜낸 자유 대한민국을 다시 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오늘 이 순간만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청소년들도 노병의 눈빛을 따라 국화를 조심스럽게 바다로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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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해군협회 소속 6·25전쟁 참전용사 레그 샤프(95세)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 <유지웅 기자>


유정복 시장은 추모사에서 "인천상륙작전은 자유대한민국의 토대를 세운 역사이며, 목숨을 바친 장병들의 희생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후세대가 반드시 이어가야 할 교훈"이라고 말했다.
잭슨 사령관도 "오늘 행사는 동맹국 장병들의 용기와 불굴의 정신,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함"이라며 "앞으로도 자유를 위협하는 세력에 맞서 75년 전처럼 강력히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승선 체험 내내 마라도함의 굉음과 파도 소리, 참전용사들의 굳은 표정, 시민들의 숙연한 눈빛이 맞물리며 마치 시간과 공간을 넘어 75년 전 현장 속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시는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8일까지를 '인천상륙작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과 전시 등 각종 추모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유지웅 기자 yjy@kihoilbo.co.kr